공손추(公孫丑) 하(下)
孟子曰:「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三里之城,七里之郭,環而攻之而不勝。夫環而攻之,必有得天時者矣;然而不勝者,是天時不如地利也。城非不高也,池非不深也,兵革非不堅利也,米粟非不多也;委而去之,是地利不如人和也。故曰:域民不以封疆之界,固國不以山谿之險,威天下不以兵革之利。得道者多助,失道者寡助。寡助之至,親戚畔之;多助之至,天下順之。以天下之所順,攻親戚之所畔;故君子有不戰,戰必勝矣。」
맹자가 말했다. 「천시(天時)가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가 인화(人和)만 못합니다. 삼 리의 성과 칠 리의 곽(郭)을 에워싸고 쳐도 이기지 못합니다. 에워싸고 칠 때는 반드시 천시를 얻은 때가 있는데, 그러나 이기지 못하니, 이는 천시가 지리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이 높지 않은 것이 아니요, 해자가 깊지 않은 것이 아니요, 병기와 갑옷이 견고하고 날카롭지 않은 것이 아니요, 쌀이 많지 않은 것이 아닌데, 그것을 버리고 떠나니, 이는 지리가 인화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백성을 한정함에 봉강(封疆)의 경계로 하지 않고, 나라를 굳힘에 산과 시내의 험함으로 하지 않으며, 천하를 위엄함에 병기와 갑옷의 날카로움으로 하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도를 얻은 자는 돕는 이가 많고, 도를 잃은 자는 돕는 이가 적습니다. 돕는 이가 적음이 지극하면, 친척까지 그를 배반하고, 돕는 이가 많음이 지극하면, 천하가 그에게 따릅니다. 천하가 따르는 바로, 친척이 배반하는 바를 치니, 그러므로 군자는 싸우지 않을 때가 있고, 싸우면 반드시 이깁니다.」
孟子將朝王,王使人來曰:「寡人如就見者也,有寒疾,不可以風。朝將視朝,不識可使寡人得見乎?」對曰:「不幸而有疾,不能造朝。」
맹자가 장차 선왕에게 조현하려 하니, 왕이 사람을 보내 말하기를 「과인은 마땅히 가서 뵈어야 하건만, 찬 병이 있어 바람을 쐴 수 없다. 내일 장차 조회를 볼 터인데, 과인이 뵐 수 있게 해 주시겠는가 모르겠다」 하였습니다. 맹자가 대답했다. 「불행하게 병이 있어 조정에 나가지 못하겠습니다.」
明日,出吊於東郭氏,公孫丑曰:「昔者辭以病,今日吊,或者不可乎!」曰:「昔者疾,今日愈,如之何不弔?」
그 다음날, 맹자가 문 밖으로 나가 동곽씨(東郭氏)의 집에 조상(弔喪)을 하니, 공손추가 말했다. 「어제는 병으로 사양하시고 오늘은 조상을 가시니, 아마 안 될 것 같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어제는 병이 있었고 오늘은 나았으니, 어찌 조상을 가지 않겠습니까?」
王使人問疾,醫來。孟仲子對曰:「昔者有王命,有采薪之憂,不能造朝。今病小愈,趨造於朝,我不識能至否乎?」使數人要於路,曰:「請必無歸,而造於朝!」
왕이 사람을 보내 병을 물었는데, 의원도 함께 왔습니다. 맹중자(孟仲子)가 대답했다. 「어제 왕의 명이 있었는데, 나무를 하는 걱정이 있어 조정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지금 병이 조금 나아서, 바로 조정으로 가고 있습니다만, 제가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또 몇 사람을 보내 길에서 막으며 말하기를 「청커대 반드시 돌아가지 마시고 조정으로 가십시오!」 하였습니다.
不得已而之景醜氏宿焉。景子曰:「內則父子,外則君臣,人之大倫也。父子主恩,君臣主敬。醜見王之敬子也,未見所以敬王也。」
맹자가 부득이하여 경추씨(景丑氏)의 집에서 묵었다. 경자(景子)가 말했다. 「안으로는 부자(父子)요, 밖으로는 군신(君臣)이니, 사람의 큰 윤리입니다. 부자는 은(恩)을 주로 하고, 군신은 경(敬)을 주로 합니다. 추(丑)는 왕이 선생을 공경함은 보았으나, 선생이 왕을 공경하는 바는 보지 못했습니다.」
曰:「惡!是何言也!齊人無以仁義與王言者,豈以仁義為不美也?其心曰『是何足與言仁義也』云爾,則不敬莫大乎是。我非堯舜之道,不敢以陳於王前,故齊人莫如我敬王也。」
맹자가 말했다. 「어이! 이것이 무슨 말입니까! 제나라 사람으로 인의(仁義)를 왕과 이야기하는 이가 없으니, 어찌 인의를 아름답지 않다고 여기겠습니까? 그들 마음에 이르기를 『이 사람이 어찌 인의를 함께 이야기할 만한가』 할 뿐이니, 그러면 공경하지 않음이 이보다 큰 것이 없습니다. 나는 요·순의 도가 아니면 감히 왕 앞에 진술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제나라 사람으로 나처럼 왕을 공경하는 이가 없습니다.」
景子曰:「否,非此之謂也。禮曰:『父召,無諾;君命召,不俟駕。』固將朝也,聞王命而遂不果,宜與夫禮若不相似然。」
경자가 말했다. 「아니다, 이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에 이르기를 『아버지가 부르면 응(唯)을 기다리지 않고 가고, 임금의 명이 부르면 수레를 기다리지 않고 간다』 하였다. 본래 장차 조현하려 하다가 왕의 명을 듣고 마침내 가지 않았으니, 그 예와 닮지 않은 것 같다.」
曰:「豈謂是與?曾子曰:『晉楚之富,不可及也。彼以其富,我以吾仁;彼以其爵,我以吾義,吾何慊乎哉?』夫豈不義而曾子言之?是或一道也。天下有達尊三:爵一,齒一,德一。朝廷莫如爵,鄉黨莫如齒,輔世長民莫如德。惡得有其一,以慢其二哉?故將大有為之君,必有所不召之臣。欲有謀焉,則就之。其尊德樂道,不如是不足與有為也。故湯之於伊尹,學焉而後臣之,故不勞而王;桓公之於管仲,學焉而後臣之,故不勞而霸。今天下地醜德齊,莫能相尚。無他,好臣其所教,而不好臣其所受教。湯之於伊尹,桓公之於管仲,則不敢召。管仲且猶不可召,而況不為管仲者乎?」
맹자가 말했다. 「어찌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까? 증자(曾子)가 말씀하셨습니다. 『진과 초의 부유함은 따라잡을 수 없다. 그는 그의 부유함으로 하고 나는 나의 인으로 하며, 그는 그의 작위로 하고 나는 나의 의로 하니, 내가 무엇이 모자라겠는가?』 어찌 의리에 맞지 않는데 증자가 이렇게 말하였겠습니까? 이것은 아마 하나의 도리일 것입니다. 천하에 두루 존귀한 것이 셋이 있으니, 작위가 하나요, 나이가 하나요, 덕이 하나입니다. 조정에서는 작위만한 것이 없고, 향당에서는 나이만한 것이 없으며, 세상을 보좌하고 백성을 기름에는 덕만한 것이 없습니다. 어찌 그 가운데 하나를 가지고, 다른 둘을 업신여기겠습니까? 그러므로 장차 크게 행할 임금은, 반드시 부르지 않는 신하가 있습니다. 꾀할 것이 있으면 가서 그를 뵙습니다. 그가 덕을 존중하고 도를 즐기면, 이와 같이 하지 않고는 족히 행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탕(湯)이 이윤에게는 그에게 배운 뒤에 그를 신하로 삼았으므로, 수고로움 없이 왕이 되었고, 환공이 관중에게는 그에게 배운 뒤에 그를 신하로 삼았으므로, 수고로움 없이 패를 이루었습니다. 지금 천하는 땅이 서로 비슷하고 덕이 서로 비길 만하여, 능히 서로 넘는 이가 없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르친 사람을 신하로 삼기를 좋아하고, 자기가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신하로 삼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탕이 이윤에게는, 환공이 관중에게는, 모두 감히 부르지 않았습니다. 관중조차도 부를 수 없는데, 하물며 관중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겠습니까?」
陳臻問曰:「前日於齊,王餽兼金一百而不受;於宋,餽七十鎰而受;於薛,餽五十鎰而受。前日之不受是,則今日之受非也;今日之受是,則前日之不受非也。夫子必居一於此矣。」
진진(陳臻)이 물었다. 「전날 제나라에서 왕이 겸금(兼金) 백 익(鎰)을 주셨는데 받지 않으셨고, 송나라에서는 칠십 익을 주셔서 받으셨고, 설(薛)에서는 오십 익을 주셔서 받으셨습니다. 전날의 받지 않으심이 옳다면 오늘의 받으심이 옳지 않고, 오늘의 받으심이 옳다면 전날의 받지 않으심이 옳지 않습니다. 선생은 반드시 그 가운데 하나를 가지셨습니다.」
孟子曰:「皆是也。當在宋也,予將有遠行。行者必以贐,辭曰:『餽贐。』予何為不受?當在薛也,予有戒心。辭曰:『聞戒。』故為兵餽之,予何為不受?若於齊,則未有處也。無處而餽之,是貨之也。焉有君子而可以貨取乎?」
맹자가 말했다. 「모두 옳습니다. 송나라에 있을 때, 나는 장차 먼 길을 가려 하였습니다. 가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노자를 주는 것이니, 말하기를 『노자를 드립니다』 하였습니다. 내가 어찌 받지 않았겠습니까? 설에 있을 때, 나는 경계할 마음이 있었습니다. 말하기를 『경계하신다 들었습니다』 하였으므로, 병기를 위해 주었으니, 내가 어찌 받지 않았겠습니까? 제나라에 이르러서는, 이런 까닭이 없었습니다. 까닭 없이 주는 것은, 물건으로 사는 것입니다. 어찌 군자를 물건으로 취할 수 있겠습니까?」
孟子之平陸。謂其大夫曰:「子之持戟之士,一日而三失伍,則去之否乎?」
맹자가 평륙(平陸)에 이르러, 그곳의 대부에게 말했다. 「그대의 창을 든 군사가, 하루에 세 번 자리를 떠나면, 그를 쫓아내겠습니까?」
曰:「不待三。」
대부가 말했다. 「세 번을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然則子之失伍也亦多矣。凶年饑歲,子之民,老羸轉於溝壑,壯者散而之四方者,幾千人矣。」
「그러면 그대도 자리를 떠난 것이 많습니다. 흉년과 기근에 그대의 백성이, 늙고 약한 이는 구렁에 뒹굴어 죽고, 장년은 사방으로 흩어져, 거의 천 명에 이르렀습니다.」
曰:「此非距心之所得為也。」
대부가 말했다. 「이것은 거심(距心)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曰:「今有受人之牛羊而為之牧之者,則必為之求牧與芻矣。求牧與芻而不得,則反諸其人乎?抑亦立而視其死與?」
맹자가 말했다. 「지금 남의 소와 양을 받아 그를 위해 방목하는 이가 있어, 반드시 그를 위해 목장과 풀을 구해야 합니다. 목장과 풀을 구하여 얻지 못하면, 그 소와 양을 그 사람에게 돌려주는 것이겠습니까? 아니면 서서 그것들이 죽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겠습니까?」
曰:「此則距心之罪也。」
대부가 말했다. 「이것은 거심의 죄입니다.」
他日,見於王曰:「王之為都者,臣知五人焉。知其罪者,惟孔距心。為王誦之。」王曰:「此則寡人之罪也。」
그 뒤 다른 날, 맹자가 선왕에게 뵈어 말했다. 「왕의 도읍의 관리를 신이 아는 이가 다섯이 있습니다. 자기의 죄를 아는 이는 공거심(孔距心)뿐입니다.」 이에 왕을 위해 다시 말씀드렸습니다. 선왕이 말했다. 「이것은 과인의 죄이다.」
孟子謂蚔鼃曰:「子之辭靈丘而請士師,似也,為其可以言也。今既數月矣,未可以言與?」
맹자가 시와(蚔鼃)에게 말했다. 「그대가 영구(靈丘)를 사직하고 사사(士師)가 되기를 청한 것은 마땅한 듯하니,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미 몇 달이 되었는데, 아직도 말할 수 없습니까?」
蚔鼃諫於王而不用,致為臣而去。齊人曰:「所以為蚔鼃,則善矣;所以自為,則吾不知也。」
시와가 왕에게 간하였으나 쓰이지 않고, 신하의 직책을 내놓고 떠났습니다. 제나라 사람이 말하기를 「그가 시와를 위해 꾀한 것은 좋은 것이지만, 자신을 위해 꾀한 것은 우리가 모르겠다」 하였습니다.
公都子以告。曰:「吾聞之也:有官守者,不得其職則去;有言責者,不得其言則去。我無官守,我無言責也,則吾進退,豈不綽綽然有餘裕哉?」
공도자(公都子)가 그 말을 맹자에게 고하였다. 맹자가 말했다. 「나는 듣기로, 관직이 있는 사람은 그 직사를 얻지 못하면 떠나고, 말할 책임이 있는 사람은 말할 수 없으면 떠난다 하였습니다. 나는 관직이 없고, 나는 말할 책임이 없으니, 그러면 나의 나아감과 물러남이 어찌 넉넉하고 여유롭지 않겠습니까?」
孟子為卿於齊,出吊於滕,王使蓋大夫王驩為輔行。王驩朝暮見,反齊滕之路,未嘗與之言行事也。
맹자가 제나라에서 경(卿)으로 있을 때, 등나라로 가서 조상하도록 부탁받아, 왕이 개읍(蓋邑)의 대부 왕환(王驩)을 부사(副使)로 보냈습니다. 왕환이 아침저녁으로 만났으나, 제와 등을 오가는 길에서, 맹자는 일찍이 그와 사신의 일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公孫丑曰:「齊卿之位,不為小矣;齊滕之路,不為近矣。反之而未嘗與言行事,何也?」
공손추가 말했다. 「제나라 경의 자리는 작지 않고, 제와 등의 길은 가깝지 않습니다. 오가면서 일찍이 그와 사신의 일을 이야기하지 않으셨으니, 어찌된 것입니까?」
曰:「夫既或治之,予何言哉?」
맹자가 말했다. 「이미 다스리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어찌 또 말하겠습니까?」
孟子自齊葬於魯,反於齊,止於嬴。
맹자가 제나라에서 노나라로 가서 장사를 마치고, 제나라로 돌아와 영(嬴)에 머물렀다.
充虞請曰:「前日不知虞之不肖,使虞敦匠事。嚴,虞不敢請。今願竊有請也,木若以美然。」
충우(充虞)가 청하여 말했다. 「전날 우(虞)가 불초함을 모르셔서 우로 하여금 장인의 일을 감독하게 하셨습니다. 일이 급하여 우가 감히 묻지 못했습니다. 지금 사사로이 여쭙고 싶은데, 관이 지나치게 아름다운 듯합니다.」
曰:「古者棺槨無度,中古棺七寸,槨稱之。自天子達於庶人。非直為觀美也,然後盡於人心。不得,不可以為悅;無財,不可以為悅。得之為有財,古之人皆用之,吾何為獨不然?且比化者,無使土親膚,於人心獨無恔乎?吾聞之君子:不以天下儉其親。」
맹자가 말했다. 「옛날에는 관곽의 두께에 일정한 도(度)가 없었고, 중고(中古)에는 관이 일곱 치 두껍고 곽이 그와 맞았으며,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같았습니다. 다만 보기에 아름답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한 뒤에야 사람의 마음을 다한 것입니다. 좋은 나무를 얻지 못하면 마음이 즐겁지 않고, 재물이 없으면 마음이 즐겁지 않습니다. 얻고 재물이 있으면, 옛사람이 다 썼는데 내가 어찌 홀로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죽은 이를 위해 흙이 살갗에 가까이 하지 않게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에 어찌 쾌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들기로 군자는, 천하의 까닭으로 자기 부모를 아끼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沈同以其私問曰:「燕可伐與?」
심동(沈同)이 사사로운 신분으로 물었다. 「연(燕)을 칠 수 있습니까?」
孟子曰:「可。子噲不得與人燕,子之不得受燕於子噲。有仕於此,而子悅之,不告於王而私與之吾子之祿爵;夫士也,亦無王命而私受之於子,則可乎?何以異於是?」
맹자가 말했다. 「칠 수 있습니다. 자괘(子噲)는 연을 남에게 주어서는 안 되고, 자지(子之)는 자괘에게서 연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여기 벼슬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대가 그를 좋아하여 왕에게 고하지 않고 삿되게 그대의 녹작(祿爵)을 그에게 준다면, 그 사람도 왕의 명 없이 삿되게 그대에게서 받으면, 그것이 되겠습니까? 이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齊人伐燕。或問曰:「勸齊伐燕,有諸?」
제나라 사람이 연을 쳤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제나라에게 연을 치라고 권하였다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曰:「未也。沈同問『燕可伐與』?吾應之曰『可』,彼然而伐之也。彼如曰『孰可以伐之』?則將應之曰:『為天吏,則可以伐之。』今有殺人者,或問之曰『人可殺與』?則將應之曰『可』。彼如曰『孰可以殺之』?則將應之曰:『為士師,則可以殺之。』今以燕伐燕,何為勸之哉?」
맹자가 말했다. 「없습니다. 심동이 묻기를 『연을 칠 수 있습니까?』 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칠 수 있습니다』 하였더니, 그가 곧 치러 갔습니다. 그가 만약 묻기를 『누가 그것을 칠 수 있습니까?』 하였다면, 나는 대답하였을 것입니다. 『하늘의 관리가 되어야 비로소 그것을 칠 수 있습니다』라고. 지금 사람 죽인 자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묻기를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까?』 하면 대답하기를 『죽일 수 있습니다』 할 것입니다. 그가 만약 묻기를 『누가 그를 죽일 수 있습니까?』 하면 대답할 것입니다. 『사사(士師)가 되어야 비로소 그를 죽일 수 있습니다』라고. 지금 연으로 연을 치는데, 어찌하여 그를 권하였겠습니까?」
燕人畔。王曰:「吾甚慚於孟子。」
연 사람이 배반하였다. 선왕이 말했다. 「나는 맹자에게 몹시 부끄럽다.」
陳賈曰:「王無患焉。王自以為與周公,孰仁且智?」
진가(陳賈)가 말했다. 「왕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이 스스로 주공(周公)과 견주어 누가 더 인하고 지혜롭다고 생각하십니까?」
王曰:「惡!是何言也?」
왕이 말했다. 「어이! 이것이 무슨 말인가?」
曰:「周公使管叔監殷,管叔以殷畔。知而使之,是不仁也;不知而使之,是不智也。仁智,周公未之盡也,而況於王乎?賈請見而解之。」
진가가 말했다. 「주공이 관숙(管叔)을 보내 은(殷)을 감독하게 하였는데, 관숙이 은을 거느리고 배반하였습니다. 알면서도 그를 보냈다면 이는 인하지 않은 것이고, 모르고 그를 보냈다면 이는 지혜롭지 않은 것입니다. 인과 지혜를 주공도 다하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왕이겠습니까? 가(賈)가 청커대 맹자를 뵈러 가서 설명하겠습니다.」
見孟子,問曰:「周公何人也?」
진가가 맹자를 뵈어 물었다. 「주공은 어떤 사람입니까?」
曰:「古聖人也。」
맹자가 말했다. 「옛 성인입니다.」
曰:「使管叔監殷,管叔以殷畔也,有諸?」
진가가 말했다. 「관숙을 보내 은을 감독하게 하였는데, 관숙이 은을 거느리고 배반하였다는데, 그런 일이 있습니까?」
曰:「然。」
맹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曰:「周公知其將畔而使之與?」
진가가 말했다. 「주공이 그가 장차 배반할 것을 알면서도 그를 보냈습니까?」
曰:「不知也。」
맹자가 말했다. 「모릅니다.」
「然則聖人且有過與?」
「그러면 성인도 오히려 허물이 있습니까?」
曰:「周公,弟也;管叔,兄也。周公之過,不亦宜乎?且古之君子,過則改之;今之君子,過則順之。古之君子,其過也,如日月之食,民皆見之;及其更也,民皆仰之。今之君子,豈徒順之,又從為之辭。」
맹자가 말했다. 「주공은 아우요, 관숙은 형입니다. 주공의 허물은 또한 마땅하지 않습니까? 하물며 옛날의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고쳤고, 지금의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순종합니다. 옛날의 군자는, 그 허물이 일식·월식과 같아서, 백성이 모두 보았습니다. 고친 뒤에 이르러서는, 백성이 모두 우러러봅니다. 지금의 군자는, 어찌 순종할 뿐이겠습니까, 또한 따라서 그것을 위해 변명까지 합니다.」
孟子致為臣而歸。王就見孟子,曰:「前日願見而不可得,得侍,同朝甚喜。今又棄寡人而歸,不識可以繼此而得見乎?」對曰:「不敢請耳,固所願也。」
맹자가 신하의 직책을 내놓고 돌아가려 하였다. 선왕이 와서 맹자를 뵈어 말했다. 「전날에 보기를 원하여 얻지 못하더니, 뵐 수 있게 되어 같은 조정이 기뻤다. 지금 또 과인을 버리고 돌아가니, 계속 이와 같이 하여 뵐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맹자가 대답했다. 「감히 청하지 않을 뿐이지, 본래 바라던 바입니다.」
他日,王謂時子曰:「我欲中國而授孟子室,養弟子以萬鍾,使諸大夫國人皆有所矜式。子盍為我言之?」
그 뒤 다른 날, 왕이 시자(時子)에게 말했다. 「내가 도읍 가운데 맹자에게 집을 주고, 만 종으로 제자를 먹여 살려, 여러 대부와 국인으로 하여금 모두 우러러 본받게 하고자 한다. 그대가 어찌 나를 위해 말해 보지 않겠는가?」
時子因陳子而以告孟子,陳子以時子之言告孟子。孟子曰:「然。夫時子惡知其不可也?如使予欲富,辭十萬而受萬,是為欲富乎?季孫曰:『異哉子叔疑!使己為政,不用,則亦已矣,又使其子弟為卿。人亦孰不欲富貴?而獨於富貴之中,有私龍斷焉。』古之為市也,以其所有易其所無者,有司者治之耳。有賤丈夫焉,必求龍斷而登之,以左右望而罔市利。人皆以為賤,故從而徵之。徵商,自此賤丈夫始矣。
시자가 진자(陳子)를 통하여 그 말을 맹자에게 고하니, 진자가 시자의 말을 맹자에게 고하였다. 맹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시자가 어찌 이것이 안 됨을 알겠습니까? 만약 내가 부(富)를 탐낸다면, 십만을 사직하고 일만을 받는 것이 부를 탐내는 것이겠습니까? 계손(季孫)이 말하기를 『괴이하도다 자숙의(子叔疑)! 스스로 집정을 하여 쓰이지 않으면 그만두면 될 것을, 또 그의 자제로 경(卿)이 되게 하다니. 사람은 누가 부귀를 바라지 않겠는가? 그런데 홀로 부귀 가운데서, 삿되게 용을 독차지하는 자가 있도다』 하였습니다. 옛날에 저자를 만들 때는, 자기가 가진 것으로 자기가 없는 것과 바꾸는 것이니, 유사가 다스릴 뿐이었습니다. 어떤 천한 장부가 있어, 반드시 높은 언덕에 올라가 좌우를 바라보며 저자의 이익을 그물질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천하다 여겼으므로, 이에 세금을 거두었습니다. 장사꾼에게 세금을 거둠은, 이 천한 장부에게서 시작된 것입니다.」
孟子去齊,宿於晝。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 주(晝)에 머물렀다.
有欲為王留行者,坐而言。不應,隱几而臥。客不悅曰:「弟子齊宿而後敢言,夫子臥而不聽,請勿復敢見矣。」
왕을 위해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 앉아서 말하였다. 맹자가 대답하지 않고, 안석에 기대어 잤다. 그 손님이 기뻐하지 않으며 말했다. 「제자가 재계하고 밤을 지낸 뒤에야 감히 말씀드렸는데, 선생은 주무시며 듣지 않으시니, 청커대 감히 다시 뵙지 않겠습니다.」
曰:「坐!我明語子。昔者魯繆公無人乎子思之側,則不能安子思;洩柳、申詳,無人乎繆公之側,則不能安其身。子為長者慮,而不及子思,子絕長者乎?長者絕子乎?」
맹자가 말했다. 「앉으시오! 내가 분명히 그대에게 말하리다. 옛날 노목공(魯繆公)은 자사(子思) 곁에 사람이 없으면 자사를 편안히 머물게 할 수 없었고, 설류(泄柳)·신상(申詳)은 목공 곁에 사람이 없으면 스스로를 편안히 머물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대가 어른을 위해 생각함은, 자사를 위해 생각함에 미치지 못하니, 그대가 어른을 물리친 것입니까? 어른이 그대를 물리친 것입니까?」
孟子去齊。尹士語人曰:「不識王之不可以為湯武,則是不明也;識其不可,然且至,則是幹澤也。千里而見王,不遇故去。三宿而後出晝,是何濡滯也?士則茲不悅。」
맹자가 제나라를 떠났다. 윤사(尹士)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왕이 탕·무가 될 수 없음을 몰랐다면, 이는 분명하지 않은 것이고, 알면서도 왔다면, 이는 은택을 구한 것입니다. 천 리를 와서 왕을 뵈었는데, 만나지 못하여 떠납니다. 석 나흘을 묵은 뒤에야 주를 나섰으니, 이는 어찌나 지체하였습니까? 사(士)는 이것을 기뻐하지 않습니다.」
高子以告。曰:「夫尹士惡知予哉?千里而見王,是予所欲也;不遇故去,豈予所欲哉?予不得已也。予三宿而出晝,於予心猶以為速。王庶幾改之。王如改諸,則必反予。夫出晝而王不予追也,予然後浩然有歸志。予雖然,豈舍王哉?王由足用為善。王如用予,則豈徒齊民安,天下之民舉安。王庶幾改之,予日望之。予豈若是小丈夫然哉?諫於其君而不受,則怒,悻悻然見於其面。去則窮日之力而後宿哉?」
고자(高子)가 그 말을 맹자에게 고하였다. 맹자가 말했다. 「윤사가 어찌 나를 알겠습니까? 천 리를 와서 왕을 뵈은 것은 내가 바라던 바이고, 만나지 못하여 떠난 것은, 어찌 내가 바라던 바이겠습니까? 나는 부득이한 것입니다. 내가 석 나흘을 묵은 뒤에야 주를 나선 것도, 내 마음에는 오히려 빠르다고 여겼습니다. 왕이 혹시 고칠까 하였습니다. 왕이 만약 고치면, 반드시 나를 다시 부를 것입니다. 주를 나서고 왕이 나를 추적하지 않으면, 나는 그런 뒤에 비로소 호연히 돌아갈 뜻이 있습니다. 내가 비록 이와 같더라도, 어찌 왕을 버리겠습니까? 왕은 오히려 선을 행할 수 있습니다. 왕이 나를 쓰면, 어찌 제나라 백성만 편안하겠습니까? 천하의 백성이 다 편안할 것입니다. 왕이 혹시 고칠까 하여, 내가 날마다 바랍니다. 내가 어찌 저런 작은 장부와 같겠습니까? 임금에게 간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노하여, 성난 빛이 얼굴에 드러나고, 떠나면 하루의 힘을 다한 뒤에야 묵는 자 말입니다?」
尹士聞之曰:「士誠小人也。」
윤사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사(士)는 참으로 소인이었습니다.」
孟子去齊。充虞路問曰:「夫子若有不豫色然。前日虞聞諸夫子曰:『君子不怨天,不尤人。』」
맹자가 제나라를 떠났다. 충우가 길에서 물었다. 「선생은 마치 즐겁지 않은 빛이 있는 듯합니다. 전날 우(虞)가 선생께 들었습니다.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는다.』」
曰:「彼一時,此一時也。五百年必有王者興,其間必有名世者。由周而來,七百有餘歲矣。以其數則過矣,以其時考之則可矣。夫天,未欲平治天下也;如欲平治天下,當今之世,捨我其誰也?吾何為不豫哉?」
맹자가 말했다. 「저때는 저때요, 이때는 이때입니다. 오백 년이면 반드시 왕이 되는 자가 일어나고, 그 사이에 반드시 세상에 이름난 사람이 있습니다. 주(周) 이래로, 칠백여 년입니다. 해 수로 따지면 이미 지났고, 시세로 살펴보면 될 만합니다. 하늘이 아직 천하를 평안히 다스리려 하지 않으니, 만약 천하를 평안히 다스리려 하면, 지금 이 세상에 나를 버리고 누가 있겠습니까? 내가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孟子去齊,居休。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 휴(休)에 머물렀다.
公孫丑問曰:「仕而不受祿,古之道乎?」
공손추가 물었다. 「벼슬하면서 녹을 받지 않는 것이, 옛날의 도입니까?」
曰:「非也。於崇,吾得見王。退而有去志,不欲變,故不受也。繼而有師命,不可以請。久於齊,非我志也。」
맹자가 말했다. 「아니오. 숭(崇)에서 내가 왕을 뵐 수 있었습니다. 물러난 뒤에 떠날 뜻이 있어, 바꾸고 싶지 않아서, 그러므로 받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사여(師旅)의 명이 있어서, 청할 수 없었습니다. 오래도록 제나라에 머무는 것은, 나의 뜻이 아닙니다.」
